세계 노동시간 순위

야근이 잦다고 투덜대는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도는 위안이 있어요. “그래도 멕시코보다는 낫다”는 말이에요. OECD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노동시간 순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나라로 멕시코가 늘 꼽혔거든요. OECD가 낸 2024년 확정치를 보면 이 통념부터 다시 봐야 해요.

진짜 궁금한 건 어차피 한국 순위예요. 한국 노동자는 2024년 한 해 1,865시간을 일했어요. 자료를 낸 43개 나라를 줄 세우면 9위예요. 가장 적게 일하는 독일(1,334시간)과는 531시간 차이가 나요. 하루 8시간으로 나누면 66일, 근무일 기준으로 석 달 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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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 노동시간 순위(43개국 중)
1,865시간
한국 노동자 연간 노동시간(2024년)
531시간
최하위 독일과의 격차

세계 노동시간 순위, 한국은 상위 9위예요

2024년 OECD 확정치 기준이에요. 막대는 1위 페루 대비 상대 크기, 오른쪽은 1년 전(2023년) 대비 증감률이에요.

1페루2,263시간▲+0.5%
2콜롬비아2,219시간▼−1.5%
3멕시코2,215시간▼−0.6%
4코스타리카2,149시간▼−1.0%
5크로아티아1,955시간▼−0.9%
6칠레1,919시간▼−1.7%
7그리스1,900시간▲+0.3%
8이스라엘1,877시간▼−0.2%
9한국1,865시간▼−0.4%
10키프로스1,840시간▲+0.2%
11루마니아1,829시간▲+2.3%
12몰타1,829시간▼−1.1%
13체코1,805시간▲+1.3%
14미국1,796시간▼−0.5%
15폴란드1,786시간▼−1.2%
16포르투갈1,772시간▲+0.2%
17뉴질랜드1,741시간▼−0.6%
18이탈리아1,715시간▲+0.4%
19캐나다1,697시간▲+0.2%
20헝가리1,671시간▲+0.1%
한국과 최하위 독일(1,334시간)의 격차는 531시간이에요. 한국의 표준 근무일인 하루 8시간으로 나누면 66일치예요. 1년 근무일수(약 250일)로 다시 나누면 매 근무일마다 두 시간씩 더 일하는 셈이에요. 1년으로 뭉치면 석 달치 노동시간이 통째로 더 얹히는 크기예요.

왜 한국은 줄어도 여전히 위쪽일까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분명 줄고 있어요. 2022년 1,900시간에서 2024년 1,865시간으로 2년 사이 35시간 짧아졌어요. 문제는 속도예요. OECD 평균(1,741시간)과의 격차는 이 기간에도 좁혀지지 않았어요.

배경에는 일하는 방식의 구조가 있어요. 세계은행 집계를 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22.7%예요. OECD 평균 15.5%보다 훨씬 높고,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독일(8.1%)의 거의 세 배예요. 자영업자는 근로기준법의 주 52시간 상한을 적용받지 않아요.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스스로 정하다 보니 평균 노동시간이 쉽게 줄지 않아요.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지 몇 년 됐는데 왜 순위가 그대로인가요?

주 52시간제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에 적용되는 제도예요. 자영업자나 특수고용직처럼 근로기준법 적용 밖에 있는 취업자에게는 상한이 없어요. 한국은 이 비중이 큰 편이라 제도 효과가 평균치에 다 반영되지 않아요.

서울 변두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자영업자를 떠올려 보면 이 숫자가 왜 안 줄어드는지 감이 와요. 아르바이트생 인건비를 아끼려고 새벽 시간대를 본인이 채우는 경우가 많거든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회사원이었다면 진작 초과근무로 걸렸을 시간이지만, 사장님 본인에게는 적용되는 상한이 없어요.

한국 노동시간, 앞으로 계속 줄어들까요?

방향은 줄어드는 쪽이 맞아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소폭 감소했어요. 다만 자영업자 비중이 단기간에 크게 바뀌지 않는 한, OECD 평균을 따라잡는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커요.

표 맨 위를 다시 보면 1위는 남미의 페루였어요. 콜롬비아, 코스타리카가 그 뒤를 이었고 만년 1위로 알려졌던 멕시코는 3위로 내려갔어요. 순위표 위쪽이 온통 중남미 나라로 채워진 거예요.

왜 이 표에는 튀르키예가 없고 페루·불가리아 같은 나라가 있나요?

OECD 정회원 38개국 가운데 이번 통계에 자료를 낸 건 37곳이에요. 튀르키예만 수치가 없어요. 대신 유럽연합 회원국이지만 OECD 정회원은 아닌 불가리아·크로아티아·키프로스·몰타·루마니아, 그리고 OECD 가입을 협상 중인 페루까지 더해져 43개 나라가 표에 올랐어요.

한국의 세계 노동시간 순위는 최상위권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9위예요. 줄어드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제도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구조, 자영업자 비중에 있어요. 이 비중이 꺾이지 않는 한 순위도 크게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출처

노동시간
OECD, Average annual hours actually worked per worker, 2024년 확정치(2026년 갱신본)
자영업자 비중
World Bank(ILO 모델 추정치), Self-employed, total (% of total employment)

이 세계 노동시간 순위의 원자료는 OECD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임금이 궁금하다면 OECD 평균연봉 순위도 함께 보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