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전세 재계약을 앞둔 분이라면 집주인에게서 「올려 주셔야겠다」는 연락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말이 과한 요구인지, 요즘 다들 그런 건지 궁금해서 숫자를 찾아봤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내는 아파트 가격지수를 1년 치 맞대어 보니, 전국 아파트값은 1년 전보다 3.8% 올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3.8%라는 평균은 실제 사정을 거의 말해 주지 못합니다. 지역별로 나눠 보면 같은 나라의 숫자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11.7%나 올랐는데, 17개 시도 가운데 8곳은 오히려 값이 내렸습니다.
1년 동안 집값은 수도권에서만 올랐습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1년 동안 7.4% 올랐습니다. 수도권을 뺀 나머지 지역은 0.4%에 그쳤으니, 수도권이 지방보다 17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11.7%), 경기(6.6%), 울산(5.3%) 순이었고, 반대로 제주(−2.4%), 충남(−1.3%), 대구(−1.3%)는 1년 전보다 값이 낮아졌습니다.
이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4주만 떼어 봐도 서울은 0.7%, 경기는 0.8% 더 올랐고, 제주(−0.3%)와 세종(−0.2%)은 여전히 내리는 중입니다.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실제 거래 가격과 같은가요?
같지 않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원이 표본 아파트의 시세를 매주 조사해 만든 지수입니다. 거래가 적은 주에도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별 단지의 실거래가와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전셋값은 집값보다 더 많이 올랐습니다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같은 1년 동안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4.8%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3.8%)보다 높았습니다. 17개 시도 중 15곳에서 전셋값이 올랐고, 내린 곳은 강원(−0.03%)과 제주(−1.9%) 두 곳뿐이었습니다. 집값이 내린 지역에서도 전셋값은 대부분 올랐다는 뜻입니다.
그 차이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곳이 세종입니다. 세종 아파트값은 1년 동안 0.6% 내렸는데, 전셋값은 8.8%나 올라 서울(10.1%) 다음으로 많이 올랐습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빌려 살려는 사람이 늘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는 숫자입니다.

값이 내린 곳에는 팔리지 않은 새 아파트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곳은 오르고 어떤 곳은 내렸을까요. 실마리 하나는 미분양, 즉 다 지었는데 아직 팔리지 않은 집의 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집계로 2026년 8월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898호로, 1년 전(1,106호)보다 줄었습니다. 1,000만 명 가까이 사는 도시에서 새로 지은 집 가운데 주인을 못 찾은 집이 1,000호도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값이 내린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충남의 미분양은 9,579호로 1년 새 74% 늘었고, 제주도 3,268호로 25% 늘었습니다. 새 집이 팔리지 않고 쌓이는 곳에서는 기존 아파트값도 오르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 설명이 모든 곳에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미분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사실 인천으로, 1,668호에서 3,729호로 두 배 넘게(124%) 늘었는데도 값은 1.1% 올랐습니다. 경기도 미분양이 14,509호로 22% 늘었지만 값은 6.6% 올랐고, 경남도 27% 늘었지만 값은 1.5% 올랐습니다. 수도권은 같은 시도 안에서도 서울과 가까운 곳과 먼 곳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일 텐데, 이건 시군구 단위로 다시 살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대구는 거꾸로 미분양이 8,762호에서 4,162호로 절반 넘게 줄었지만, 값은 아직 1년 전보다 1.3% 낮습니다. 쌓인 물량이 빠지는 중이라 값이 따라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이 숫자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다시 재계약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보증금 3억 원짜리 아파트 전세라면, 같은 집의 전셋값은 1년 전보다 전국 평균으로 약 1,440만 원(4.8%) 올랐습니다. 서울이라면 약 3,000만 원(10.1%), 세종이라면 약 2,650만 원(8.8%)입니다. 집주인이 요구한 인상 폭이 우리 지역 평균 안에 있는지 가늠할 때 이 숫자를 기준으로 삼아 보세요. 다만 지역 평균이라 단지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왜 2025년 9월 넷째 주와 비교했나요?
가장 최근 주(2026년 9월 21일 기준)와 정확히 52주 전인 2025년 9월 22일 기준을 맞대어 계절에 따른 차이를 없앴습니다. 변동률은 두 주의 지수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지난 1년 전국 집값 상승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나왔습니다. 수도권은 7.4% 올랐고 그 밖의 지역은 0.4%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셋값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올랐습니다.
한눈에 보기: 이 글의 핵심 포인트 5가지

- 전국 아파트값은 1년 새 3.8% 올랐고, 서울이 11.7%로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 17개 시도 가운데 8곳은 오히려 값이 내렸고, 제주(−2.4%)가 가장 많이 내렸습니다.
- 전셋값(+4.8%)이 집값(+3.8%)보다 더 올랐고, 내린 곳은 강원과 제주 두 곳뿐입니다.
- 충남·제주는 미분양이 늘며 값이 내렸지만, 인천·경기·경남은 미분양이 늘어도 값이 올랐습니다.
- 보증금 3억 원 전세라면 1년 새 전국 평균 약 1,440만 원, 서울은 약 3,000만 원 올랐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볼 점
전국 평균 3.8%보다 내가 사는 지역의 숫자가 중요합니다. 특히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집값이 내린 지역이라도 전셋값은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출처와 계산
- 매매·전세: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전세가격지수(KOSIS DT_304004_WEEK_002_C, DT_304004_WEEK_004_C). 2025년 9월 22일 기준 대비 2026년 9월 21일 기준 변동률, 최근 4주는 2026년 8월 24일 기준 대비. 변동률은 Ko-worldwide가 지수에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 미분양: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보고(KOSIS DT_1YL202004E), 2025년 8월 대비 2026년 8월. 광주·전남은 2026년 6월이 최신이고 세종은 1년 전 자료가 없어 비교에서 뺐습니다.
- 전세 인상 예시(3억 원)는 지역 평균 변동률을 곱한 계산이며, 개별 단지 시세가 아닙니다.
댓글 2
재밌게읽었습니다 이런자료를 무료로 정리해서 볼수있다니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하늘을가리다님. 저희 사이트의 첫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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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자료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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