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치킨을 시키려고 앱을 열었다가, 「닭값이 폭락했다는데 왜 치킨값은 그대로지?」 하는 생각이 든 분이 많을 겁니다. 9월 말부터 이 질문은 뉴스와 정부 발언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그래서 닭이 농장을 떠나 치킨이 되기까지 각 단계의 값을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로, 치킨값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로 직접 맞대어 봤습니다. 살아 있는 닭 1kg의 산지 값은 4월 2,677원에서 9월 1,665원으로 37.8%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치킨 물가는 0.6% 올랐습니다.
숫자만 보면 의심이 들 만합니다. 하지만 단계별로 쪼개 보면 「왜 그대로인가」에 대한 답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산지 닭값은 봄보다 38% 내렸지만 1년 전과는 비슷합니다
올해 산지 닭값(생계유통, 살아 있는 닭 1kg)은 봄에 크게 올랐습니다. 1월 1,791원이던 값이 3월 2,550원, 4월 2,677원까지 뛰었다가 여름을 지나며 내려와 9월에는 1,665원이 됐습니다. 「38% 폭락」은 이 봄의 꼭대기와 견준 숫자입니다.
그런데 1년 전 9월(1,627원)과 견주면 오히려 2.3% 높습니다. 봄에 유난히 비쌌다가 원래 자리로 돌아온 셈입니다. 10월 들어서는 다시 올라 10월 12일 1,900원이 됐습니다. 같은 기간 치킨 소비자물가지수는 4월 131.47에서 9월 132.21로 0.6% 올랐고, 1년 전보다는 1.7% 높았습니다.

닭은 네 단계를 거쳐 치킨이 되고, 단계마다 하락 폭이 줄어듭니다
닭 한 마리가 치킨 한 마리가 되기까지는 대체로 네 단계를 거칩니다. 농가에서 키운 닭을 도계장에서 잡아 손질하고(도계·가공), 가맹본부가 이를 사들여 양념에 재우고 자른 뒤(염지·절단) 가맹점으로 보내면, 가맹점이 튀겨 배달합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이 가운데 산지(생계), 도매(손질한 닭), 소매(정육점·마트의 닭고기) 값을 매일 집계합니다.
2026년 4월과 9월을 단계별로 놓고 보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산지 값이 37.8% 내릴 때 도매 10호 닭은 15.5%, 소매 닭고기는 14.2% 내렸고, 맨 끝의 치킨은 0.6% 올랐습니다. 아래 단계로 갈수록 산지 값의 움직임이 옅어지는 겁니다. 9월 기준 도매 10호 닭 1kg(3,568원)은 산지 생계값의 2.1배였는데, 살아 있는 닭은 털·내장 무게까지 포함하고 도매는 손질한 무게라서 둘의 단위가 다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치킨 한 마리에 들어가는 닭값은 얼마인가요?
치킨집에서 주로 쓰는 10호 닭(손질한 무게 1kg 안팎)의 9월 도매가는 1kg에 3,568원이었습니다. 여기에 가맹본부의 염지·절단·물류 비용과 튀김유·소스·포장, 가맹점 인건비와 임대료, 배달 수수료가 더해져 소비자 가격이 됩니다. 단계별 비용을 공식적으로 나눈 통계는 없어, 이 글에서는 원재료인 닭값만 비교했습니다.
농가는 시세보다 「위탁 사육비」로 값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산지 값이 출렁일 때 농가는 어떨까요.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산지 값을 두 가지로 냅니다. 시장에서 사고파는 생계유통 값과, 계열회사가 병아리와 사료를 대 주고 농가에 키우게 한 뒤 사육비를 주는 위탁생계 값입니다. 올해 생계유통 값은 월평균 1,665원에서 2,677원 사이를 1,000원 넘게 오르내렸지만, 위탁생계 값은 1,723원에서 1,853원 사이, 130원 안에서만 움직였습니다.
위탁으로 키운 닭은 시세가 내려도 농가가 받는 값이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시세가 올라도 농가 몫이 크게 늘지 않습니다. 통계청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2025년 농가가 닭 10마리를 키워 남긴 순수익은 평균 2,125원이었습니다. 한 마리에 200원 남짓입니다.

길게 보면 치킨값은 닭값만큼 올랐고, 차이는 「속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넓혀 보겠습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로 2020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를 재면 닭고기는 33.2%, 치킨은 32.6% 올랐습니다. 6년 넘는 기간을 놓고 보면 치킨값은 닭값과 거의 같은 폭으로 움직였습니다.
차이는 오르고 내리는 속도에 있습니다. 닭고기 물가는 2022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올랐다가 그 뒤 오르내렸지만, 치킨 물가는 한 번도 크게 내려온 적 없이 계단처럼 올라갔습니다. 업계는 가맹본부가 가공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 매입 단가에 시세가 늦게 반영된다고 설명합니다. 그 설명이 맞다면, 10월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한 산지 닭값이 몇 달 뒤 치킨값에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다음에 볼 숫자입니다.

산지 닭값은 어디서 매일 확인할 수 있나요?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ekapepia.com)의 「육계 유통단계별 가격」에서 산지·도매·소매 값을 날짜별로 볼 수 있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은 산지·도매 값이 집계되지 않습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면, 「닭값이 폭락했는데 치킨값은 그대로」라는 말은 봄과 견주면 맞고, 1년 전과 견주면 반쯤 맞습니다. 치킨 한 마리 값에서 닭이 차지하는 몫이 생각보다 작고, 그 몫마저 여러 단계를 거치며 늦게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산지 닭값은 봄보다 37.8% 내렸지만 1년 전과는 비슷했고, 치킨 물가는 길게 보면 닭고기 물가와 같은 폭으로 올랐습니다. 다른 점은 내릴 때 늦게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한눈에 보기: 이 글의 핵심 포인트 5가지

- 산지 닭값(생계유통 1kg)은 4월 2,677원에서 9월 1,665원으로 37.8% 내렸지만, 1년 전(1,627원)과는 비슷합니다.
- 같은 기간 치킨 소비자물가는 0.6% 올라, 산지 하락이 치킨값에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 닭은 농가, 도계·가공, 가맹본부, 가맹점을 거치며, 단계를 지날수록 하락 폭이 줄었습니다(산지 −37.8%, 도매 10호 −15.5%, 소매 −14.2%).
- 계열회사가 농가에 맡겨 키우는 닭의 값(위탁생계)은 올해 1,723~1,853원 안에서만 움직였습니다.
- 2020년 1월부터 보면 닭고기 물가(+33.2%)와 치킨 물가(+32.6%)는 거의 같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볼 점
치킨값이 닭값을 「안 따라간다」기보다 「늦게 따라간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산지 닭값은 10월 들어 다시 오르고 있으니, 앞으로 몇 달 치킨값이 움직이는지가 업계 설명(시차)이 맞는지 보여 줄 숫자입니다.
출처와 계산
- 단계별 닭값: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육계 유통단계별 가격」(ekapepia.com) 월평균, 2024년 9월~2026년 9월과 2026년 10월 일별 값. 생계유통·위탁생계는 살아 있는 닭 1kg, 도매는 손질한 닭 1kg(10호·전체), 소매는 닭고기 1kg입니다.
- 치킨·닭고기 물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품목별(2020=100, KOSIS DT_1J22112), 전국. 농가 순수익: 통계청 축산물생산비조사 「육계 10수당 수익성」(KOSIS DT_2EE316) 2025년 평균. 변동률은 Ko-worldwide가 직접 계산했습니다(사사오입).
- 업계의 「장기 공급 계약에 따른 시차」 설명은 언론 보도(이투데이, 2026년 10월)를 옮긴 것이며, 이 글은 그 설명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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