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김장 날짜를 언제로 잡을지 이야기가 오갑니다. 날짜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아마 「올해 배추가 얼마나 할까」일 겁니다. 몇 해 전 배추 한 포기가 만 원을 넘던 기억이 있는 분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가격정보(KAMIS)에서 전국 조사 지점의 소매가격을 직접 모아 봤습니다. 10월 첫째 주 배추 한 포기는 중간값 5,990원으로, 1년 전 같은 때(7,490원)보다 1,500원 쌌습니다.
그런데 김장은 배추만으로 하지 않습니다. 무와 고추, 파와 마늘, 생강까지 함께 사야 하는데, 이 재료들은 배추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배추 한 포기는 작년보다 1,500원 내렸습니다
배추값은 1년 전보다 20.0%, 2년 전(7,990원)보다 25.0% 낮습니다. 다만 「싸졌다」고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8월 초 4,000원이던 배추 한 포기가 8월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해 8월 말에는 5,800원대가 됐고, 그 뒤로 두 달 가까이 5,600원에서 6,300원 사이를 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비쌌던 날은 9월 29일(6,270원)이었습니다.
지금 시장에 나오는 배추는 고랭지에서 여름에 기른 배추입니다. 김장용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기에는 값이 다시 움직일 수 있으니, 지금 가격은 「출발점」으로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무와 고추는 올랐고 파와 생강은 내렸습니다
김장 재료 일곱 가지를 1년 전 같은 때와 맞대어 보면 오른 것과 내린 것이 뚜렷하게 나뉩니다. 무 한 개는 2,830원으로 1년 전(2,310원)보다 22.5% 올랐고, 건고추 600g(화건)은 17,900원으로 12.6% 올랐습니다. 고춧가루의 원료가 건고추이니, 양념을 넉넉히 하는 집일수록 체감이 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쪽파 1kg은 5,960원으로 25.1%, 대파 1kg은 2,580원으로 13.4%, 생강 1kg은 11,800원으로 13.2% 내렸습니다. 깐마늘 1kg은 9,980원으로 1년 전(9,930원)과 거의 같았습니다.
고춧가루 값은 따로 나와 있지 않나요?
KAMIS 소매가격 조사에는 고춧가루 대신 말린 고추(건고추 화건 600g)가 들어 있습니다. 고춧가루는 이 건고추를 빻아 만들기 때문에 건고추 값의 흐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가게에서 파는 고춧가루 값은 빻는 비용과 포장에 따라 더 높습니다.

같은 날 같은 배추도 사는 곳에 따라 3천 원 차이가 났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서는 얼마나 달라질까요. 10월 8일 하루만 떼어 지역별 조사 지점의 배추 한 포기 값을 보면, 가장 비싼 곳은 춘천(7,550원), 제주(7,495원), 포항(6,660원) 순이었고 가장 싼 곳은 안동·세종·천안·용인·강릉(각 4,530원)이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품질(상품)의 배추인데 최대 3,020원이 벌어진 셈입니다.
다만 이 숫자를 「춘천 배추가 비싸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지역마다 조사 지점이 한두 곳뿐인 경우가 많아, 그 가게의 그날 값이 지역 값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조사 지점이 8곳인 서울의 중간값은 5,820원으로 전국 중간값과 비슷했습니다. 이 차이가 말해 주는 건 지역보다 「가게마다 값이 꽤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배추값은 어디서 직접 확인할 수 있나요?
KAMIS(kamis.or.kr)의 「일별 부류별 도·소매 가격정보」에서 품목과 지역을 골라 볼 수 있습니다. 자료는 조사일로부터 2~3일 늦게 올라오므로, 그날 장 보러 가기 전에는 최근 며칠의 흐름을 보는 용도로 쓰시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면, 올해 배추는 작년보다 싸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김장 비용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무와 고추가 오른 만큼 배추에서 아낀 돈이 양념 쪽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김장은 배추에서 아낀 돈을 무(+22.5%)와 건고추(+12.6%)에서 다시 쓰게 되는 해입니다.
한눈에 보기: 이 글의 핵심 포인트 5가지

-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10월 첫째 주 5,990원으로 1년 전(7,490원)보다 1,500원(20.0%) 낮습니다.
- 8월 초 4,000원이던 배추값은 한 달 만에 5,800원대로 올라 두 달째 그 언저리에 있습니다.
- 김장 재료 가운데 무(+22.5%)와 건고추(+12.6%)는 1년 전보다 올랐습니다.
- 쪽파(−25.1%), 대파(−13.4%), 생강(−13.2%)은 내렸고 깐마늘은 1년 전과 거의 같습니다.
- 같은 날에도 지역 조사 지점에 따라 배추 한 포기 값이 4,530원에서 7,550원까지 차이 났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볼 점
올해 김장은 배추보다 무와 고추 값이 부담을 키울 수 있습니다. 배추값만 보고 예산을 잡기보다 재료별로 1년 전과 비교해 보고, 같은 동네에서도 가게 두세 곳의 값을 맞대어 보세요.
출처와 계산
- 가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MIS 일별 도·소매 가격정보(kamis.or.kr, 공공데이터포털 API). 소매, 상품 등급, 전국 조사 지점 값의 중간값입니다.
- 비교 기간: 2026년 10월 6~8일(배추 141건) · 2025년 10월 10일(48건) · 2024년 10월 7~11일(189건). 1년 전 자료는 조사일이 하루뿐이라 표본이 적습니다. 변동률은 Ko-worldwide가 중간값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사사오입).
- 품목 기준: 배추 여름(고랭지) 1포기, 무 고랭지 1개, 건고추 화건 600g, 쪽파·대파·깐마늘(국산)·생강(국산) 1kg. 8~10월 배추값 흐름은 같은 기준의 날짜별 중간값입니다.
- 지역 비교: 2026년 10월 8일 하루, 지역별 조사 지점 값의 중간값. 조사 지점이 1~2곳인 지역이 많아 가게 한 곳의 값이 지역 값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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