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바로 사업자등록증부터 낸다는 사람, 요즘 주변에서 줄지 않았나요? 체감만이 아니라 숫자로도 그래요. 중소벤처기업부가 매달 내는 창업기업동향이 있어요. 2026년 5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새로 생긴 회사는 8만 2,293곳이에요. 1년 전 같은 달보다 9,992곳 적어요.

감소율은 10.8%예요. 이번 2026년 시도별 창업기업 순위를 하나씩 열어봤더니 더 눈에 띄는 게 있었어요. 창업기업 수가 늘어난 시도는 단 한 곳도 없어요. 그런데 같은 통계 안에서 법인만 따로 떼어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법인 설립이 늘어난 지역이 아홉 곳이나 되거든요. 그 반전이 어디서 갈리는지 순위표부터 볼게요.

시도별 창업기업 순위

82,293
전국 창업기업 수 (2026.5)
−10.8%
1년 전(2025.5) 대비 전 지역 감소
9
법인 설립만 늘어난 시도

2026년 5월 시도별 창업기업 순위

막대는 1위 경기 대비 상대 규모예요. 오른쪽 화살표는 1년 전 같은 달 대비 증감률이에요. 17곳 전부 화살표가 아래를 향해요.

1경기24,332곳▼−15.4%
2서울17,500곳▼−3.0%
3인천5,256곳▼−12.8%
4부산4,369곳▼−13.2%
5경남4,267곳▼−8.2%
6경북3,420곳▼−7.9%
7충남3,294곳▼−11.4%
8대구3,161곳▼−8.7%
9전북2,583곳▼−13.5%
10전남2,395곳▼−7.4%
11충북2,347곳▼−12.5%
12강원2,329곳▼−8.6%
13대전2,139곳▼−14.7%
14광주1,920곳▼−12.3%
15울산1,258곳▼−13.5%
16제주1,229곳▼−9.0%
17세종494곳▼−16.3%

9,992곳이라는 숫자, 감이 잘 안 오시죠? 하루로 나누면 매일 333곳씩 덜 생겼다는 뜻이에요. 세종에서 한 달 동안 문을 여는 회사(494곳)를 20일 치 모으면 딱 그만큼이에요. 작은 도시 하나가 통째로 창업을 포기한 셈이죠.

이 감소, 통계 집계 방식이 바뀌어서 생긴 착시 아닌가요?

아니에요. 중기부가 올해 산업분류를 11차로 개정하면서 통계표 번호는 바뀌었지만, 시도별 지역 구분과 집계 기준은 그대로예요. 2025년 5월 값도 같은 기준(개인사업자+법인)으로 다시 뽑아 비교했어요.

경기·서울 두 곳이 창업기업 순위 절반을 차지해요

1위 경기, 2위 서울은 예상하신 대로예요. 이 두 곳에서만 전국 창업기업의 50.8%가 나와요. 나머지 15개 시도가 남은 절반을 나눠 갖는 구조예요. 그런데 정작 1위 경기의 감소율(−15.4%)이 세종(−16.3%) 다음으로 커요. 창업이 가장 많은 지역에서 가장 가파르게 줄고 있다는 뜻이에요. 반대로 서울은 −3.0%로 17개 시도 중 감소폭이 가장 작았어요.

경기는 왜 1위인데 이렇게 많이 줄었나요?

경기는 원래 창업 건수 자체가 커서 증감률이 조금만 움직여도 절대량은 크게 바뀌어요. 2025년 5월 2만 8,758곳이던 게 2026년 5월 2만 4,332곳으로, 4,426곳이 그대로 줄었어요. 이 감소분 하나만으로도 전국 감소분(9,992곳)의 44%를 차지해요.

전체는 줄었는데 법인 창업기업 순위는 아홉 곳에서 올랐어요

여기서 아까 던진 반전을 회수할게요. 창업기업 수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을 합친 숫자예요. 이걸 법인 설립 건수만 따로 떼어 같은 방식(2026년 5월 대 2025년 5월)으로 다시 세보면 결과가 갈려요. 광주·경남·전북·부산·인천·대구·충북·경북·서울, 이 아홉 곳은 법인 설립이 오히려 늘었어요. 법인 창업기업 순위로 좁혀보면 광주(+15.6%)·경남(+9.6%)·부산(+7.9%)이 가장 많이 늘었어요. 반대로 울산(−26.0%)·충남(−23.3%)·세종(−20.0%)은 법인마저 크게 줄었어요.

법인 설립 수, 1년 전(2025.5) 대비 증감률이에요. 막대는 증감폭 절대값 기준 상대 크기예요.

광주 법인

+15.6%

경남 법인

+9.6%

부산 법인

+7.9%

세종 법인

−20.0%

충남 법인

−23.3%

울산 법인

−26.0%

부산은 실제로 지역 언론에서도 확인돼요. 부산상공회의소 집계로 2026년 상반기 신설법인은 2,317곳, 1년 전보다 9.2% 늘었어요. 이번 5월 단월 비교(+7.9%)와 방향이 같아요.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정부의 AI·디지털전환(DX·AX) 지원도 확대됐어요. 그러면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법인 형태로 창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왜 법인만 늘고 개인사업자는 줄었나요?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카페·식당 같은 개인사업자 창업은 초기 대출 부담부터 커졌어요. 내수 소비 회복도 더뎌서 소상공업종 창업이 위축됐고요. 반면 법인은 중기부가 올해 공급한 정책자금(4.43조 원)이나 세제 지원을 받기가 개인사업자보다 유리해요. 그래서 자금이 필요한 기술 창업일수록 처음부터 법인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늘었어요.

이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예비 창업자 한 사람이에요. AI 서비스를 만들려는 30대 개발자가 있다고 해볼게요. 예전 같으면 일단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손익을 본 뒤 법인 전환을 고민했을 거예요. 지금은 정책자금과 투자 유치 자격 때문에 처음부터 법인 등기부터 내요. 개인사업자 창업이 전국에서 줄어드는 동안 광주·경남 같은 지역에서 법인만 늘어난 배경에는 이런 선택이 쌓여 있어요.

세종은 창업기업 수도, 법인도 감소율이 제일 큰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세종은 창업 절대 건수(494곳)가 원래 작아서, 몇십 곳만 바뀌어도 비율은 크게 달라져요. 행정중심복합도시라 민간 창업 기반 자체가 다른 시도보다 얇다는 구조적 한계도 있어요. 다른 시도와 감소율을 그대로 나란히 비교하기보다는, 절대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해요.

이미 있는 사업체 수 순위에서도 확인됐듯, 경기·서울에 사업 활동이 모이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예요. 다만 새로 문을 여는 회사의 성격이 바뀌고 있어요. 개인사업자는 전국에서 다 같이 줄었어요. 법인은 광주·경남·부산처럼 지방 아홉 곳에서 오히려 늘었어요.

전국 창업기업 수는 1년 새 10.8% 줄었지만, 그 안을 법인과 개인사업자로 나누면 이야기가 갈려요. 개인사업자 창업은 고금리와 내수 부진 앞에서 전 지역이 함께 줄었어요. 법인 설립은 정책자금과 기술 창업 흐름을 타고 광주·경남·부산 등 아홉 곳에서 늘었어요. 창업기업 순위의 절대량은 여전히 경기·서울이 앞서지만, 성장의 방향은 이미 지방 쪽으로 갈라지고 있어요.

출처

통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기업동향」, 지역별·기업형태별(법인/개인) 창업기업 수
기준 시점
2026년 5월 (전년 동월 2025년 5월과 비교)
통계표
KOSIS DT_142N_G204(2026년 확정) · DT_142N_F204(2025년 비교치)

이 창업기업 순위의 원자료는 통계청 KOSIS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부산 상반기 법인 증가 관련 사실관계는 아주경제·뉴시스 보도를 참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