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면 제주공항 입국장이 가장 붐빕니다. 그런데 같은 제주가 전혀 다른 순위표에서도 맨 위에 있습니다. 경찰청과 통계청 e-지방지표 자료로 만든 2026년 시도별 범죄 발생률 순위에서 제주가 전국 1위입니다. 인구 10만명당 4,343.7건으로 전국 평균 3,091건의 1.4배예요.
범죄 건수만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2024년 실제 발생 건수는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가 41만 5,106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서울이 30만 2,174건으로 뒤를 잇습니다. 제주는 2만 9,119건으로 17개 시도 중 16위에 그칩니다. 발생 건수 1위는 경기(41만 5,106건)지만, 인구로 나눈 발생률 1위는 제주(4,343.7건)입니다. 건수로는 하위권인데 인구로 나누면 1위로 뛰어오르는 거예요.
이 순위표는 경찰청이 매년 집계해 통계청 e-지방지표로 넘기는 자료예요. 형법범과 특별법범을 다 더한 발생 건수를 시도 단위로 세운 표예요. 인구가 많은 수도권이 위쪽을 차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 표만 보고 “경기·서울이 제일 위험하다”고 읽는 순간 시작됩니다.
시도별 범죄 발생 건수 순위
막대는 1위 경기 대비 상대 비율이에요. 오른쪽 숫자 옆 화살표는 2023년 대비 증감이에요.
세종은 발생 건수가 가장 적은데 왜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가요?
세종은 신도시라 아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이에요. 사람이 늘면 그만큼 범죄 신고 건수도 함께 늘어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절대 건수는 여전히 전국에서 제일 작지만, 늘어나는 속도는 가장 가팔라요.
인구 10만명당으로 다시 세우면 이렇게 뒤집힙니다
발생 건수로는 16위였던 제주가 인구로 나누면 1위로 15계단을 뛰어오릅니다. 반대로 경북은 6위에서 15위로 9계단 내려앉고, 경기와 경남도 나란히 7계단씩 떨어집니다.
제주는 발생 건수 16위에서 발생률 1위로 15계단을 오르고, 경북은 6위에서 15위로 9계단 내려앉습니다. 순위표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정반대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국으로 보면 2024년 하루 평균 4,337건, 약 20초에 한 건꼴로 범죄가 신고됐어요. 제주 한 곳만 떼어놓고 봐도 하루 79.8건이에요. 제주는 인구 23명당 1건꼴로 범죄가 발생하는 셈인데, 발생률이 가장 낮은 세종은 45명당 1건꼴이에요.
제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40대를 떠올려 보세요. 성수기마다 옆방 손님의 짐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렌터카 파손을 두고 관광객과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지역 커뮤니티에서 자주 나옵니다. 제주도민이 유별나게 법을 어겨서가 아닙니다. 좁은 인구 위에 매년 수백만 명이 드나드는 구조 자체가 통계에 그대로 찍히는 겁니다.
제주가 유독 발생률이 높은 이유가 뭔가요?
이 표의 분모는 주민등록인구예요. 제주는 등록인구가 67만명에 불과한데, 매년 수백만 명이 오가는 관광지라는 점이 반영되지 않아요. 관광객을 상대로 한 절도·사기 신고가 성수기마다 집중되면서 적은 분모 위에 그대로 쌓이는 구조예요.
전국 발생 건수가 늘어난 이유
2024년 전국 범죄 발생 건수는 158만 3,108건입니다. 2023년 146만 7,729건보다 11만 5,379건, 7.9% 늘었어요. 같은 기간 전국 주민등록인구는 5,132만 5,329명에서 5,121만 7,221명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사람은 줄었는데 신고는 늘었다는 뜻이에요.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2023년 2,860건에서 2024년 3,091건으로 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늘어난 항목 중 하나는 전화·메신저를 이용한 사기 범죄예요. 저희가 앞서 다룬 보이스피싱 피해액 통계에서도 2025년 피해액이 처음 1조원을 넘었다고 확인했어요. 이런 비대면 사기도 경찰청 범죄 통계의 ‘발생 건수’에 그대로 잡힙니다. 얼굴을 마주치지 않는 범죄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 어디서나 늘어날 수 있어요. 이 점도 17개 시도가 동시에 증가한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발생 건수에는 어떤 범죄가 다 들어가나요?
절도·폭행·사기 같은 형법범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 특별법범을 모두 합친 경찰청 집계 전체예요. 살인·강도 같은 강력범죄만 따로 뽑은 숫자가 아니에요. 그래서 이 표 하나로 “그 지역이 흉악범죄에 더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이 통계로 말할 수 있는 범위예요.
17개 시도가 전부 늘었는데, 유독 적게 늘어난 곳은 어딘가요?
울산이 3.5%로 가장 적게 늘었고 전남이 4.2%로 뒤를 이었습니다. 두 지역만 증가율이 유독 낮은 이유까지는 이 통계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여기까지가 발생 건수 통계로 말할 수 있는 범위예요.
이 숫자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지점
발생률의 분모는 주민등록인구만 씁니다. 관광객·통근자 같은 유동인구는 포함되지 않아요. 제주처럼 관광지 성격이 강한 지역은 실제 체감보다 통계상 발생률이 더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또 ‘발생 건수’는 형법범과 특별법범을 모두 더한 총량이에요. 절도와 도로교통법 위반이 같은 무게로 한 건씩 잡힙니다. 유형별 비중까지 나누면 순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뭘 확인하면 되나
- 내가 사는 시군구 숫자를 직접 봅니다. 이 글은 시도 단위라 같은 도 안에서도 시군구별 편차가 커요. 국가통계포털(KOSIS) e-지방지표에서 시군구 단위 발생 건수를 따로 확인할 수 있어요.
- 발생률과 검거율을 같이 봅니다. 발생률이 높아도 검거율까지 높다면 실제 체감 안전도는 다르게 읽힐 수 있어요. 이 글은 발생 건수만 다뤘습니다.
- 범죄 유형별 비중은 이 통계로 못 봅니다. 흉악범죄와 경범죄를 나눈 세부 순위는 경찰청 범죄분석통계를 따로 찾아봐야 해요.
확인처: 국가통계포털(KOSIS) e-지방지표
발생 건수가 많다고 그 지역이 더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은 신고 건수도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구로 나눈 발생률이 그 지역의 실제 무게에 더 가깝습니다. 제주처럼 상주인구는 적고 유동인구는 많은 곳일수록 건수 순위와 발생률 순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이 시도별 범죄 발생률 순위의 원자료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e-지방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원출처는 경찰청 범죄통계이고, 기준 시점은 2024년입니다.
- 자료
- 통계청 e-지방지표, 원출처 경찰청
- 기준
- 2024년(전년 2023년과 비교)
- 단위
- 발생 건수(건), 발생률(인구 10만명당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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